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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투자이민 절호의 기회∙∙∙투자금 5일간 50만불
[이지영의 웰컴USA] 2019년 11월, 미국투자이민(EB-5)에 관한 법이 개정됐다. EB-5 현대화 규정(The Final Rule, EB-5 Modernization)으로 투자금이 기존 50만 달러에서 90만 달러로 대폭 상향됐다. 대도시 등 비고용 촉진지역은 100만 달러에서 180만 달러로 높아졌다.
동시에 고용촉진지역 선정에 관한 사항도 변경됐다. 오랫동안 법 개정 논의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올 것이 왔구나'하고 받아들였다. 지난 1년 반 동안 바뀐 규정에 따라 미국투자이민 접수가 진행됐다.
그런데 미국투자이민에서 아무도 예상 못한 로또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California Northern District Court)이 EB-5 현대화 규정을 무효화했다. 쉽게 말해 미국투자이민 투자금이 50만 달러로 다시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 동안 대폭 인상된 투자금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지역센터(RC)들은 새 규정에 심하게 반발했다. 법원에서 이 법령의 위법성과 불공정성을 공격하는 지역센터도 나타났다.
한 지역센터는 EB-5 현대화 규정이 미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가 패소하기도 했다. 이번 변화를 가져온 지역센터의 소송 근거는 새 법령의 절차적인 문제였다.
EB-5 현대화 규정 발표 당시 채드 울프(Chad Wolf) 국토안보부 권한 대행의 임명이 적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울프 권한 대행이 이 규정을 발표할 법적 권한이 없어 EB-5 현대화 규정은 무효라는 주장이다.
2019년 4월 10일, 상원 승인을 받고 임명된 당시 커스텐 니엘슨(Kirstjen Nielson) 국토안보부 장관이 사임했다. 이에 따라 당시 관세 국경 보호국장(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Commissioner)이던 케빈 맥앨리넌(Kevin MacAleenan)이 국토안보부 장관 권한대행 (Acting Secretary)를 역임했다.
2019년 7월 24일, 케빈 맥앨리넌 권한대행은 EB-5 현대화 규정을 발표하면서 그 해 11월 21일부터 실효를 예고했다. 문제는 국토안보부 장관의 공석을 관세 국경 보호국장이 아닌 이민국의 수장이 메워야 법 절차에 맞다는 것이다.
EB-5 현대화 규정이 시행되기 2주 전인 2019년 11월 2일, 케빈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권한대행이 사임하면서 채드 울프가 국토안보부 장관 권한대행에 임명됐다.
2020년 11월, 미 연방법원은 채드 울프의 임명은 적법하지 않기에 그가 재임 중 내린 명령들에 대해 '법적 권한 부재'라고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역센터는 EB-5 현대화 규정은 당시 법적 권한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권한대행이 발표한 규정이기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내용상 설득력이 있더라도 법원이 실제 지역센터의 손을 들어줄 리가 없다고 미국투자이민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만약 법원이 EB-5 현대화 규정을 이제 와서 무효화하면 미국투자이민 신청과 수속에 너무 많은 절차적 혼돈이 야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법원은 '틀린 건 틀린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작은 절차라도 틀린 것을 바로 잡는 것이 당연한 데도 뜬금없이 필자의 눈시울이 왜 뜨거워질까.
단 중요한 조건이 있다. 50만 달러 투자금이 단 5일간 유효하다는 점이다. 미국 투자이민에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대부분 지역센터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한다.
원래 간접투자 이민 프로그램은 1992년 한시적 실험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이후 지금까지 미국의회 회기 때, 몇 년씩, 몇 개월씩 연장돼 왔다. 올해 6월 30일, 이 프로그램은 연장 없이 한시적으로 종료된다.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지만 일단 6월 30일까지 유효한 프로그램이기에 그 때까지 접수된 신청서는 심사를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보다 하루 빠른 한국에서 접수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살리려면 6월 28일(월요일)까지는 접수를 완료해야 한다.
물론 이민국에서 항소를 접수하면 다시 혼돈의 정체기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6월 30일 이전에 이런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한 오늘부터 5일 동안은 50만 달러 미국투자이민의 기회가 열려 있다.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미국에서 새 삶의 가능성이 그 기회 중 하나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겐 중요한 계기다. 미국투자이민을 고려했지만 투자금 인상으로 포기한 사람도 남은 5일의 기회를 잘 포착하길 바란다. 인생에서 가장 멋진 청약통장이 될 지도 모른다.
이지영 우버인사이트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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